공즉시색 색증시공
생사일여
ksh@nature
2013. 6. 26. 16:56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고인의 사생관 자체는 불교의 생사일여(生死一如) 사상과 맥을 같이 하면서 보다 넒은 의미에서 삶에 대한 존재론적 화두를 던진다. 불교 조계종단의 대표적 경학자로 꼽히는 원철 스님(조계종 재정국장)에게 생사일여의 뜻을 물었다.
- '삶과 죽음이 하나' 또는 '생사일여'라는 인식의 불교적 의미는 무엇입니까.
"불교 존재론의 핵심인 연기론(緣起論)에 바탕을 두고 있는 얘깁니다. 세상의 모든 현상(法ㆍ법)은 이치에 따라 생멸, 이합집산하면서 변화하기 때문에 삶과 죽음도 그런 궁극적인 흐름 속에서는 따로 구분할 수 없는 연속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본질적으로 현상을 있는 것도 아니지만(非有),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닌 것(非無), 즉 비유비무(非有非無)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 생사일여라는 말의 출전이 따로 있습니까.
"생사일여란 말은 한ㆍ중ㆍ일 동양 3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유마경'에 나옵니다. 유마거사가 주인공인 그 경전은 1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9권이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입니다. 여기에 '둘이 아닌 진리(不二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 중 생멸불이(生滅不二)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고려 때 '직지심경'에도 당시 지공 스님이 불이(不二)를 주제로 쓴 시편들이 나오는데, 거기에 '생사불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있습니다."
- 불교에선 어떤 맥락에서 생사일여라는 개념이 전개됩니까.
"초기 불교의 연기론은 석가모니 부처님 열반 후 대승불교에서는 공(空) 사상으로 변주되고, 선불교에선 무상무주(無相無住)론으로 나타납니다. 생멸불이라는 말이 나오는 '유마경'은 불교 경전 중 '반야심경'과 '금강경'이 포함되는 반야부에 포함되는데, '반야심경'에 나오는 유명한 공즉시색(空卽是色) 색즉시공(色卽是空) 역시 생사일여와 맥을 같이 하는 말입니다."
- 삶과 죽음이 어떻게 같다는 얘깁니까.
"공즉시색에서 즉(卽) 자를 풀이할 때 불가에서는 파도와 바다의 비유를 듭니다. 바다가 있어 파도가 있고, 파도는 바다와 다르지 않은 것처럼 삶과 죽음이 그렇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생사일여이니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택해도 무방하다는 겁니까.
"진리가 그렇다는 얘기지, 삶을 포기해도 된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불교의 교의는 무상을 직시하되, 오히려 무상하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치열하게 성실하게 살아나가란 얘깁니다. 매 순간마다 생과 사를 넘나들고 살고 있기 때문에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 '삶과 죽음이 하나' 또는 '생사일여'라는 인식의 불교적 의미는 무엇입니까.
"불교 존재론의 핵심인 연기론(緣起論)에 바탕을 두고 있는 얘깁니다. 세상의 모든 현상(法ㆍ법)은 이치에 따라 생멸, 이합집산하면서 변화하기 때문에 삶과 죽음도 그런 궁극적인 흐름 속에서는 따로 구분할 수 없는 연속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본질적으로 현상을 있는 것도 아니지만(非有),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닌 것(非無), 즉 비유비무(非有非無)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 생사일여라는 말의 출전이 따로 있습니까.
"생사일여란 말은 한ㆍ중ㆍ일 동양 3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유마경'에 나옵니다. 유마거사가 주인공인 그 경전은 1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9권이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입니다. 여기에 '둘이 아닌 진리(不二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 중 생멸불이(生滅不二)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고려 때 '직지심경'에도 당시 지공 스님이 불이(不二)를 주제로 쓴 시편들이 나오는데, 거기에 '생사불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있습니다."
- 불교에선 어떤 맥락에서 생사일여라는 개념이 전개됩니까.
"초기 불교의 연기론은 석가모니 부처님 열반 후 대승불교에서는 공(空) 사상으로 변주되고, 선불교에선 무상무주(無相無住)론으로 나타납니다. 생멸불이라는 말이 나오는 '유마경'은 불교 경전 중 '반야심경'과 '금강경'이 포함되는 반야부에 포함되는데, '반야심경'에 나오는 유명한 공즉시색(空卽是色) 색즉시공(色卽是空) 역시 생사일여와 맥을 같이 하는 말입니다."
- 삶과 죽음이 어떻게 같다는 얘깁니까.
"공즉시색에서 즉(卽) 자를 풀이할 때 불가에서는 파도와 바다의 비유를 듭니다. 바다가 있어 파도가 있고, 파도는 바다와 다르지 않은 것처럼 삶과 죽음이 그렇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생사일여이니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택해도 무방하다는 겁니까.
"진리가 그렇다는 얘기지, 삶을 포기해도 된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불교의 교의는 무상을 직시하되, 오히려 무상하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치열하게 성실하게 살아나가란 얘깁니다. 매 순간마다 생과 사를 넘나들고 살고 있기 때문에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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